‘위대한 쇼맨’은 19세기 미국의 서커스 기획자 P.T. 바넘의 실화를 바탕으로, 사회적 편견과 한계를 넘어서 꿈과 다양성을 펼쳐낸 감동적인 뮤지컬 영화다. 흥겨운 음악과 화려한 퍼포먼스 속에 담긴 용기와 포용의 메시지는 시대를 초월해 우리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무대는 현실보다 더 진실했다
2017년 개봉한 뮤지컬 영화 ‘위대한 쇼맨(The Greatest Showman)’은 실존 인물인 P.T. 바넘의 삶을 뮤지컬 형식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휴 잭맨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단지 쇼를 흥겹게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이면에 있는 꿈, 편견, 사랑, 그리고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낸다. P.T. 바넘은 가난한 재단사 집안에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상상력과 호기심으로 가득한 소년이었다. 그는 사회의 경계를 넘고 싶었고, 단순히 생계를 넘어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일’을 인생의 목적으로 삼는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바넘 서커스’다. 그러나 이 서커스는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그 시대 사회가 배제한 사람들—난쟁이, 수염 난 여성, 흑인 곡예사, 문신남 등—을 무대 위로 올린 혁명적인 장치였다. 이들은 태어나 처음으로 환호를 받으며, 존재 자체로 존중받기 시작한다. ‘위대한 쇼맨’은 바넘이라는 인물의 욕망과 결핍, 성장과 반성의 여정을 따라가면서도, ‘쇼’가 단순한 허상이 아니라 오히려 더 진실한 감정과 메시지를 담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뮤지컬 넘버 ‘This Is Me’는 그 중심에 있다. 세상의 조롱에도 굴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며 나아가는 그들의 선언은 스크린을 넘어서 관객의 가슴을 뜨겁게 만든다.
다름은 결핍이 아닌, 쇼의 이유다
‘위대한 쇼맨’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름’을 포용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바넘이 주인공이지만, 진정한 주인공은 오히려 그가 세운 무대 위에서 처음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들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사회의 주류로부터 배제당한 존재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바넘의 쇼에 등장하면서, 단순한 볼거리나 기괴함이 아닌, ‘나도 무대 위에 설 자격이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다. 그중 가장 인상 깊은 인물은 수염 난 여성, 레티 루츠다. 그녀는 ‘This Is Me’를 통해 부끄러움이 아닌 자긍심으로 자신의 모습을 노래한다. 이 장면은 ‘위대한 쇼맨’ 전체의 정서를 집약한 순간으로, 진정한 용기란 다름을 숨기지 않는 것임을 상기시켜 준다. 그러나 영화는 바넘을 이상화하지 않는다. 그는 쇼맨십에 집착한 나머지, 가족과 동료를 소홀히 하고, 더 큰 명예와 부를 좇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결국 자신이 ‘처음에 무엇을 위해 이 길을 시작했는가’를 돌아보게 되고, 본질을 회복한다. 이러한 갈등 구조는 영화에 현실감을 부여하며, 진정한 ‘성장’과 ‘회복’의 이야기를 가능하게 한다. 또한 음악은 단지 배경이 아니라 이야기의 서사를 주도하는 요소다. ‘A Million Dreams’, ‘Rewrite the Stars’, ‘From Now On’ 등은 각 캐릭터의 내면을 대변하며, 대사보다 더 강한 감정을 전달한다. 이처럼 ‘위대한 쇼맨’은 음악과 이야기, 인물의 감정이 유기적으로 어우러진 고급스러운 서사 구조를 가진 작품이다.
쇼가 끝나도 남는 것, 그것이 진짜 이야기다
‘위대한 쇼맨’은 무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지만, 무대 밖의 세계를 더 잘 살기 위한 영화다. 쇼는 때로 현실보다 더 진실하다. 바넘은 ‘눈속임’이라는 비난 속에서도, 가장 낮은 이들에게 세상과 마주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했다. 그리고 그 무대 위에서 처음으로 자신을 인정받은 사람들은, 존재 그 자체로 세상을 감동시켰다. 결국 영화는 ‘진짜 위대함’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것은 화려한 조명이 아니라, 누군가를 빛나게 해주는 마음이다. 바넘이 마지막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가족과 동료들 곁으로 돌아오는 장면은, 우리가 진짜로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명확히 보여준다. ‘위대한 쇼맨’은 그래서 단지 뮤지컬도, 전기 영화도 아니다. 그것은 **꿈을 좇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찬가이자, 우리 안의 두려움을 밀어내는 용기의 노래**다. 쇼는 끝났지만, 그들이 남긴 노래는 오래도록 기억된다. 그리고 관객은, 이 노래를 다시 마음속에서 반복하게 된다. **“This is me.”** 이 한마디가 그 어떤 위대한 대사보다 오래 남는 이유다.